좋은이야기

시가있는 아침

로사 2013. 11. 18. 08:43

 

 

 

 

# 우산위에 떨어지는 비 #

 

 

 

콕, 콕, 콕, 콕, 콕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발꿈치는 뾰족하다

콕, 콕, 콕, 콕, 콕

뾰족한 발꿈치가 입이다

콕, 콕, 콕, 콕, 콕, 콕, 콕, 콕, 콕, 콕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발꿈치 입이 하는 말

무슨 얘기인지 하나도 못 알아먹겠다

버스정거장까지 다 오도록

지치지도 않고

콕, 콕, 콕, 콕, 콕, 콕, 콕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 이 상 교 -

 

 



동시에게, 동심에게, 매번 백전백패인 이유

 

어른의 귀가 이처럼 뻥 뚫릴 수 있겠는가

 

뭐지, 뭐지, 비가 오는 날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기울여보시라

 

그 사선이 그 빗금이 그 각도가 우리를 재미라는

 

미끄럼틀 위에서 맘껏 미끄러지게 할 것이니

 

그러다 나, 폭우 쏟아지던 어느 날의 나, 누가 달군 프라이팬 위에

 

물 갖다 부었냐고 자다 봉창 두들기기도 했다니까요.

<김민정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