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이야기

행복을 주는 사람

로사 2015. 11. 23. 19:47

 

 

 


편지를 쓰고 싶은 날이 있다

메마른 갈비뼈 사이
바람소리로 갇혀있던 그 말을
조심스레 꺼내어
편지로 띄우고 싶은 날이 있다

눈이 내리면 눈이 내린다고 쓰고 싶고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분다고 쓰고 싶다

마음을 툭 털어
바람 한 켠 떼어 낸
푸르디 푸른 그리움으로
편지를 보내고 싶은 날이 있다

가끔 우리네 삶은 아득한 저음의
통곡소리 처럼 외로운 것
아무도 오가지 않는 뒷골목에서
나지막히 부르는 노래처럼 서러운 것

언젠가 한번은 푸른 기억의 끝을 동여맨
긴 편지를 부칠 것이다

어깨너머 긴 휘파람소리가 스쳐 지나면
한번쯤 붐비는 거리에 서서
누군가 보낸 편지라 생각해 주길

편지를 펼치면 푸른바다가 출렁
추억으로 흔들릴 것이다


/ 편지를 쓰고 싶은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