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 2009. 12. 3. 16:36

 

 


 

 

     끝 모를 그리움이
     늦가을 잿빛 하늘에 기대어
     어느 산사의 풍경처럼
     하얗게 날아 오르면


     사랑아
     무슨 말을 건네야
     가난한 우리 사랑에도
     잊었던 꽃들이 필까


     마른 나뭇잎에 새긴 말
     사랑한다는 그 말
     알아 듣는지

     가을비 촉촉이 다녀가고 나서
     마른 잎들은 나직이 누웠고
     떨리는 손끝에 묻어나는
     잎 마른 냄새


     긴 시간을 넘어왔어도
     변함없는 냄새가
     그대의 마른 입술 인 것 같아


     다 저녁
     늦은 안부를 동봉하려 하지만
     손끝 자꾸만 시려 지려 해

 

 

              /정/기/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