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

벌써 겨울??

로사 2006. 11. 27. 22:18

 

 

몸과 맘이 움츠려 드는

늦가을 해질녘


텅 비워진 한적한 들녘에는
스산한 억새 바람만 흩날리고
산마루를 서성이는 석양은
어수선한 하루를 접으려 한다.

아파트 뒤로 멀리 보이는

퇴락한 농가는 어스름에 묻혀
저녁 연기 간데 없고
마른 풀잎 태우는 희뿌연 불길만
논뚝길을 가로 지르며 타오른다.

잎새 다 져버린 나뭇가지 사이로
온 몸 흔들며 빠져나온 바람
옷깃 풀어 헤친 겨울바람
들녘 끝에서 빙 빙 맴을 돈다.


밀려난 가을은 어느 모퉁이에선가
억새들의 조용한 흐느낌이 

산 너머로 황급히

미끄러져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