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가.을. 길

로사 2012. 10. 4. 14:37

    가 을 길

     

     

    매미 소리 사라지고 배롱나무 꽃도 시큰둥한데 코스모스 목만 더 길어졌다 벼 익는 소리 노랗고 능금냄새 상큼한데 어깨는 여름이 녹아 시리다 마른 성질머리 잎들은 벌써 움츠리며 창백해지고 구름 낀 하늘사이는 더 멀다 억새는 하얀 머리를 흔들며 은빛이라고 우겨 대고 갈대는 물에 발 담그며 웃고 있다 낡은 책장 속에는 망설이다 아직 버리지 못해 숨겨진 한 장의 미운 사진이 멈춰 있다.  

 

배롱나무 ☞  참 재미 있는 나무인 것 같다

                  원래 이름은 백일홍나무였다가 배기롱나무로,

                  다시 배롱나무로 변한 것으로 보이며

                 '붉은빛 꽃이 백일 동안 피어 있는 나무' 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