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환 대법관
생활비 벌려고 채소파는 대법관 사모님
33년간 법관 생활에 재산은 달랑 작은 아파트 한 채,
부인은 생활비 벌려고 채소 가게를 열었습니다.
김능환 중앙선관위원장 부부 얘기입니다.
공직의 길이 어때야 하는지 함께 잠시 생각해 보시죠.
아주머니 한 분이 채소 가게 앞에서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이웃 아주머니 모습이지만, 대법관 출신의 국가 5부 요인인
김능환 중앙선관위원장 부인 김문경 씨입니다.
김 씨는 지난해 남편이 대법관을 퇴임한 뒤부터
조그만 채소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직에 있는) 그동안 아무 것도 못 한다고 해서
아무 것도 못 하고 있다가 이제 공직 끝났으니까
나도 뭐 좀 해보자 싶어서 이렇게 됐는데,
퇴직금 나온 거 다 밀어 넣었어요..."
중앙선관위원장 퇴임을 앞둔 김 위원장도
여전히 대형 로펌에 가거나 변호사 사무실을 낼 계획이 없습니다.
국무총리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대법관 출신이 행정부에서 일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공개적으로 거절했습니다.
"이제 다른 일은 또 다른 사람이 맡으면서 변화되고
그걸 통해서 우리 사회나 국가가 발전해나가는 건 아닐까요?"
33년간 공직 생활에 재산이라곤 아파트 한 채뿐이지만,
물질적인 욕심보다는 올바른 처신을 고민하는 중앙선관위원장.
김 전 위원장은 법원 간부일 때 직원들이 참여하는 행사 등이 있으면
자주 월급을 쪼개서 '봉투'를 내놓곤 했다고 합니다.
대법관이던 작년 3월 재산 공개 당시 등록 재산이 9억여원으로,
대법관(13명) 가운데 뒤에서 셋째였습니다.
법원 관계자는 "부부 재산을 합쳐 9억이었지만
집 한 채 빼곤 별게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때문에 김 전 위원장 부인은 꽤 오래전부터
남편이 공직에서 퇴임하면 가게를 하고 싶다고 말해왔다고 합니다.
김 전 위원장은 중앙선관위원장을 하면서 받은 보수도 대부분
선관위 직원들을 위해 썼다고 선관위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중앙선관위원장은 비상근직이어서 정상적인 공무원 보수를
받는 게 아니라 활동비 등만 일부 받는다고 합니다.
김 전 위원장은 2006년 대법관 인사청문회 때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동네에 책방 하나 내고
이웃 사람들에게 무료 법률 상담을 해주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2011년 중앙선관위원장 청문회 때 의원들이
'동네 책방' 문제를 다시 물었을 때도 "동네 책방들이 어려워졌다는데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남편을 묵묵히 인정하며 노년의 평범한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부인의 모습에서 우리 사회 고위 공직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새삼 생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