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상실이 아니라도
정수리와 앞 이마에 흰 머리 앉으면
친구에게서 어릴 적 이웃에게서
나는 하나 둘씩 잊혀져 간다.
그대의 귀공자 같았던 모습도
실개천 흐르던 내 아름다운 금수강산도
나는 하나 둘씩 잊어만 간다.
개울물 시냇물 건널 일도 없건 만 돌아서면
세월의 강을 건너 잊혀지는 것들이 점점
내게는 하나 둘씩 늘어간다.
안타까워 동동 구르는 내 발걸음소리
때로는 화나 질책도 해 보건만
이것이 나의 한계임을
나는 하나 둘씩
포기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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