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가슴은 존재의 핵심이고 중심이다 가슴 없이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다 생명의 신비인 사람도, 다정한 눈빛도, 정겨운 음성도 가슴에서 싹이 튼다 가슴은 이렇듯 생명의 중심이다. -법정스님의 오두막 편지 중에서- 좋은이야기 2019.07.20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 쉼보르스카 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서 실습 없이 죽는다 인생이란 학교에서는 꼴찌라 하더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같은 공부는 할 수 없다 어떤 하루도 되풀이 되지 않고 서로 닮은 두 밤(夜)도 없다 .. 좋은이야기 2019.02.11
봄이 오나 봄 2월에는 마른 풀섶에 귀를 대고 소식을 듣고 싶다 빈 들판 질러서 마중을 가고 싶다 해는 쉬엄쉬엄 은빛 비늘을 털고 강물 소리는 아직 칼끝처럼 시리다 맘 붙일 곳은 없고 이별만 잦아 이마에 입춘대길 써 붙이고서 놋쇠 징 두드리며 떠돌고 싶다 봄이여, 아직 어려 걷지 못하나 백리 밖.. 좋은이야기 2019.02.06
또 세월은 가고 지나온 길 뒤돌아 보아도 돌릴 수 없고 넘어져 깨진 상처 또 넘어저 다치면 아물 줄 모르고 걸어 온 길 거울삼아 정리해 담아 본다 지나온 건 과거요 다가오는 건 내가 만들어 갈 시간 문뜻 생각 난다 누군가 했던 말 불원천 불우인 (不怨天 不尤人) 하늘을 원망 말고 남을 탓하지 마라. 좋은이야기 2018.12.22
가.을.편.지 가장 쓸쓸한 날의 기억속에 나를 버려두자 그곳에서 진한 그리움을 마시며 다시 나 자신을 일으킬 수 있도록 비오는 거리에 나를 혼자 버려두자 우산이 없음을 슬퍼하기 보다는 종종 걸음으로 달려가 노란 우산을 살 줄 아는 내가 되도록 낙엽이 흐르는 벤치에 나를 혼자 버려두자 발 밑.. 좋은이야기 2018.11.17
가을 밤사이 가을은 또 한걸음 더 다가온건지 물러난건지 이제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는 얘기가 뉴스에 나오기 시작 벌써 이럼 안되는데, 뚝 떨어진 기온으로 몸을 한껏 움츠리게 되네 그래도 가을은 가을이고 그리고 빛나는 오늘이다 TOL & TOL 좋은이야기 2018.10.12
행.복.한.동.행 구름 사이 드높은 하늘 계절이 바뀌는 뒤안길에서 서성거리는 마음자리 흐트러진 삶의 변곡점 열린 창 제 멋대로 드나드는 스산한 바람에 계절은 모양대로 가고 들어 주는 이 누구인가 간절한 바람의 화답에 예기치 못한 만남 열린 창으로 제 멋대로 드나드는 무.례.한 바람은 아닐거야 ... 좋은이야기 2018.10.09
존재 비가 내리면 우중충하지만 우중충한 날이 있어야 맑은 날에 감사한다 여름이 있어서 겨울이 밉지 않고 겨울이 있어서 여름이 밉지 않다 세상은 서로를 사랑하기 위해 존재한다. 좋은이야기 2018.08.27
가끔 Adios mujer(제비) / Helmut Lotti 사과나무에서 젤 큰 사과를 따려는데 따려고 하면 옆에 게 더 큰 것 같고 또 따려고 하면 더 큰 게 있을 것 같고 결국 하나도 못 따고 시간만 다 지나고 만거지 이거다 싶으면 잡는거야 놓치고나서 후회하지 마라 있을 때는 절대로 모른다. 좋은이야기 2018.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