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김수환 추기경님의 영혼안식을 비옵니다 †
 천주교 서울대교구 김수환 추기경(스테파노/87세)님께서 2009년 2월16일(월)오후 6시12분에 강남 성모병원에서 선종하셨습니다




격동의 한국현대사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선지자(先知者)로 살았던 그는 지난해 8월 우리 앞에 뜻밖의 그림을 내놓았다
당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동성중고교 개교 100주년전에 추기경은 직접 그린 자화상 '바보야'를 출품해 화제를 모았다
노년에 이르러 스스로를 '바보'라 칭한
추기경의 소탈함에 모두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것.

당시 김 추기경은 자화상에 대해 "내가 잘 났으면 뭘 그렇게 크게 잘 났겠어요. 다 같은 인간인데, 안다고 나대고 어디 가서 대접받길 바라는 게 바보지. 어이쿠 그러니 내가 제일 바보스럽게 살았는지도 몰라요."
동그란 얼굴에 눈, 코, 입을 쓰윽쓰윽 단순하게 그린 후, 많고 많은 글귀 다 마다하고 '바보야'라는 세글자를 써넣은 이유를 묻자 추기경은 "글쎄요, 그림을 보고 '아이고 미련스럽다. 이걸 무슨 작품이라고 내놨나'할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어때요? 나 바보같이 안 보여요?"라고 되물었다.
또 "어떻게 사는 게 괜찮은 삶이냐"는 질문에는
"그거야 누구나 아는 얘기 아닌가"라고 주저없이 답했다. "사람은 정직하고, 성실하고, 어려운 이웃을 도울 줄 알고, 양심적으로 살아야 해요. 그걸 실천하는 게 괜찮은 삶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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