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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숲

로사 2013. 1. 16. 18:51

 

 

 

겨울 숲 /청담 장윤숙

 

너를 사랑하지 않고는

 또 다른 뉘를 사랑할 수 있으랴

돌아 서면 따라오고

 돌아 서면 저 만치 앞서 마중하는 너를

 

희나리로 붉어

간신히 나뭇가지에 메어달린 목숨 한숨 토하지만

사랑하지 않고는 견디어 낼 자신이 없다

겨울 나무야 눈꽃을 내려 슬퍼 말아라

   

빛 바랜 낙엽 이불속

벙거지 모자 벗어 던진

도토리마냥

 뒹굴어 보지만  춥기는 매 한가지

너를 보면 언제나 붉어지는 사유

초록의 숲이 그 곳에 쉼 하기에

 

 가슴앓이  오랜날들

등 휘어진 고목나무 

 넉넉한 버팀목에

울음 담는 너를 사랑하지 않고 어찌 견디랴

 

엄동설한 모진 추위 이겨 내지만

늘 부족하고 채워지지 않는 빈 자리를 어찌하랴

사계절은 말없이 돌고

생의 나이태를 차곡차곡 쌓아만 가는데

 

가슴 저 밑바닥

그 언저리에 끓어 오르는 알 수 없는 심호흡

 훗날에 긴 입맞춤으로 너를 불태울 수 있다면

붉은 낙엽에 빛 희어진

초라한 모습이면 또 어떠리

 

하늘은 여전히 저리 청아하고 높고 깊고 넓은데

이 한 몸 편히 쉴 그 자리 하나 없을까

 

T.S Nam / 내사랑(My Love) 트렘펫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