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

꽃밭의 독백

로사 2009. 9. 7. 02:23

  


  꽃밭의 독백 *사소단장* / 서정주

 

 

노래가 낫기는 그 중 나아도

구름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고

네 말굽을 쳐 달려간 말은

바닷가에 가 멎어 버렸다

 

활로 잡은 산돼지, 매로 잡은 산새에도

이제는 벌써 입맛을 잃었다

 

꽃아, 아침마다 개벽하는 꽃아

네가 좋기는 제일 좋아도

물낯 바닥에 얼굴이나 비취는

헤엄도 모르는 아이와 같이

나는 네 닫힌 문에 기대어섰을 뿐이다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벼락과 해일만이 길일지라도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 사소(娑蘇)는

 

삼국유사 선도성모수리불사(仙桃聖母隨喜佛事)라는

전설에 나오는 여자로서 중국 임금의 딸로 신선의 술법을 배워

신선이 되었으며 계림으로 날아와 박혁거세를 낳았고

지금은 지리산 노고단(老姑壇)

즉 오래된 시어머니가 되어 모셔져 있다는 전설 속의 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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