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

사람들은....

로사 2010. 2. 27. 11:26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 용 택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 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뙨다는 것을

 

  시집 <사람들은 왜 모를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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