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멀리
새 날이 오고 있다
손님이 찾아오면 반갑 듯
참 반가운 일인데
도무지 반갑지 않을까
돌아서 뒷모습을 보이며
가는 세월
무슨 미련이 많은지
어느 친구가
난 빨리 갔으면 좋겠어
왜
짐을 빨리 내려 놓구 싶어
지금 무거웠던 짐을
거의 내려 놓은 듯
왜 마음이 허전할까
그 허전함을
좀처럼 떨쳐 버릴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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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오후 풍경
윤동주
창가에 햇살이 깊숙이 파고드는 오후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본다
하늘에 구름 한 점
그림처럼 떠 있다
세월이 어찌나 빠르게 흐르는지
살아가면 갈수록
손에 잡히는 것보다
놓아주어야 하는 것들이 많다
한가로운 오후
마음의 여유로움보다
삶을 살아 온 만큼 외로움이 몰려와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