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낭만적인 말을 썼다
원래 뜻은 짚신 끄는 소리라고 한다
비가 오는 날은 보통 나막신을 신었고
나막신은 소리가 크게 나고
자욱이 남았다
짚신은 소리가 적게 났고
자욱이 남지 않았다
그렇지만 신발과 바지가 젖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야겠지
님은 소리 없이 남몰래 오셨나 보다
비 오는 날은 예나 지금이나 낭만적이게 되고
보고 싶은 사람이
기다림의 대명사로
님이 오는 소리를 예리성(曳履聲)이라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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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성 아닌 줄은 번연히 알건만은
열린 듯 닫힌 문으로 눈이 자주 가더라 라고 했던가요?
칠흑 같은 오늘 밤
비는 하염없이 쏟아지는데
당신은 예리성을 기다리시나요?
기다리면
신발이 젖는 수고를 마다않고
예리성을 내며
오실 분이 계신가요?
그리움에 찬 사람들의
영혼의 아우성처럼
천지에 무수한 물방울들의 함성이 들려오는데
연(蓮)잎에 내린 비가 모여
큰 물방울 하나
뚝 떨어지듯이
긴 세월 사랑의 방랑에서 돌아올
예리성을
기다리시나요
★ 옛사람들은 어쩌면 우리보다 더
낭만적이고 멋스럽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당 ^^